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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병(病)들의 치유(治癒)~私慾의 극복
날짜 2012-06-18 14:29:42 작성자 이주관
조회 Hit :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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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病)들의 치유(治癒)~私慾의 극복

 

 

몸이 아프면 유능한 의사를 만나고 싶고 나라가 혼란하면 탁월한 통치자를 생각하게 되는 것은 누구나 같은 마음이다.

 

후한(後漢)의 왕부(王符)는 『잠부론』(潛夫論)에서 “상등 의원은 나라를 치료하고, 그 다음 하등 의원은 질병을 치료한다. 사람이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바로 몸을 다스리는 형상이다”라고 말하였다. 육신의 병을 치료하는 의사의 일이나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자의 일은 그 규모의 크고 작음은 있더라도 그 이치는 같다는 말로 이해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건강하기를 바라면서도 건강을 해치는 어리석은 짓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며, 통치자도 나라를 잘 다스려 보고 싶은 생각은 간절한데 시행하는 정책마다 혼란을 일으키는 일이 많다. 왜 그런가? 무엇이 병인지 확실히 모르기 때문에 병을 키우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어리석음을 저지르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노자도 “병을 병으로 여길 수 있기 때문에 병에 걸리지 않는다(夫唯病病, 是以不病)“고 말했던 것 같다.

 

과연 내 몸의 병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찾아주는 의사를 만난다면, 그가 바로 내 병을 치료해 줄 수 있는 의사요, 사회의 병이 어디에 있는지 분명하게 제시해주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가 사회를 건강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정치가일 것이다. 그런데 의사가 내 병을 제대로 진단하여 찾지 못하고, 통치자가 사회의 병을 분명하게 짚어내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율곡은 『성학집요』(聖學輯要)에서 덕량(德量)을 키워야 할 것을 강조하면서 덕량을 키우지 못하는 기질의 병통을 ‘치우치고 비뚤어짐’(偏曲)과 ‘스스로 잘난 체함’(自矜)과 ‘이기기를 좋아함’(好勝)의 세 가지로 제시하였다. 치우치고 비뚤어지면 막혀서 두루 통하지 못하니 공정하게 판단할 수 없을 것이고, 스스로 잘난 체하면 자기도취에 빠져 허물을 반성할 줄 모를 것이고, 이기기를 좋아하면 자기변명을 하며 남의 견해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개인이나 의사나 정치가가 병이 무엇인지 제대로 찾아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율곡의 예리한 통찰은 이 병의 증세를 더 벗겨 병의 뿌리를 깊이 파고들어 찾아냄이 돋보인다. 곧 이 세 가지 병은 “모두가 사사로움(私) 한 가지일 뿐이다”라 진단하였다. 내 몸에 병이 왜 생기는지, 우리 사회가 왜 혼란에 빠져들고 있는지, 온갖 병의 뿌리를 찾아 들면 모두가 ‘사사로움’(私)이라는 말 한 마디에 귀결된다는 것이다. 내가 내 몸을 돌보지 않고 사사로운 욕망에 이끌려 과음·과식하며 몸을 무리하게 함부로 굴리다가 병이 생긴다. 우리 사회도 개인이나 집단이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면서 부정과 부패가 만연하게 되고 집단이기주의가 갈등을 일으키면서 병이 깊어지는 것이다. [ 금 장 태 / 서울대 종교학과 명예교수]

 

개인병, 사회병, 나라병 등의 치유를 위해서는 각자가 사사로움을 극복해 가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함은 말할 것이 없겠다. 그러면 사사로움, 즉 사욕(私慾)의 극복(克服)하는 선례(先例)들을 살펴보자.

 

1. 노자(老子)의 생각

 

노자(老子) 제 7장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는데, 이는 자신을 뒤에 머물게 하고 떠나 잊음으로 스스로가 앞서며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사로운 욕심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하늘은 길고 땅은 오래다.

천장지구(天長地久)

천지가 길고 또한 오래일 수 있는 것은 스스로 목숨을 늘리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천지소이능장차구자(天地所以能長且久者), 이기불자생(以其不自生)

그러므로 능히 오래 살 수 있다.

고능장생(故能長生)

성인은 자신을 뒤에 머물게 함으로 앞서고, 떠나 잊으므로 자신이 존재하게 된다.

시이성인(是以聖人) 후기신이신선(後其身而身先), 외기신이신존(外其身而身存)

그것은 사사로운 욕심이 없기 때문이며, 그러함으로 자신을 이룰 수 있다.

비이기무사사(非以其無私邪), 고능성기사(故能成其私)

 

2. 예수 그리스도의 경우

 

마태복음 4장 1-11절에 보면 예수는 삭막한 광야에서 40일을 단식한 후 매우 궁핍한 상황에서, 악마가 나타나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부(富), 명예, 권력 등을 사용하여 난관을 극복하라는 유혹을 물리치고 사욕을 극복하는 대목이 나온다.

 

예수는 한마디로 하나님과의 영적인 교감[성령(聖靈,Holy Spirit)의 힘에 의탁함]을 가지고 그 받은 사명을 위해 사사로운 욕심을 물리쳤다.

 

예수가 받은 첫 번째 유혹은 돌을 빵으로 변하게 하는 것이다.

 

허기에 지친 상태의 예수는 돌을 빵으로 변화시켜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능력을 증명하라고 요구 받았을 때 ‘사람은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리라’고 말하였다.

 

두 번째 유혹은 성벽에서 뛰어 내리라는 것이다. “성벽에서 뛰어내려라. 그리고 천사들이 손으로 받들어 다치지 않게 하라.” 하지만 예수는 스턴트맨이 되는 것을 거부하셨다. 예수는 자신의 능력을 증거 하기위해 오시지 않았다. 뜨거운 석탄 위 혹은 삼킬 듯 하는 불길 위를 걷는 등 과시하러 오시지 않았다.(Henry Nouwen)" 혹시 그런 기적을 행하였어도 악마들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상만을 볼뿐 거기서 하나님의 능력을 알아볼 리 만무하다는 사실을 예수는 알았으므로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마라“고 말하였다.

 

세 번째 유혹은 권력에 대한 것이다. 악마가 자기에게 절하면 “이 세상 모든 나라와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다.”라고 유혹 했으나, 예수는 일언지하에 거절하며,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그분만 섬기라”라고 말하였다.

 

진정한 치유자라면 힘(권위)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어야한다.

 

“교회역사의 주요위기들, 11세기의 교회분열, 16세기의 종교개혁, 20세기의 거대한 세속화 등 매 위기를 들여다 볼 때마다 우리는 부패의 주요원인이 힘없는 예수의 제자라고 내세우는 사람들이 행사한 권력이었음을 항상 발견한다. 권력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사람을 사랑하기 보다는 사람을 지배하려고 하고, 생명을 사랑하기보다는 생명을 소유하려고 한다.”(Henry Nouwen)

 

우리는 끊임없이 유혹을 받는다. 강한 것, 큰 것, 최고만을 선호하는 세상이 우리를 유혹한다. 그러나 이 유혹을 이겨내고, 작고 보잘것없는 것도 하나님의 피조물로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우치는 것이야말로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희망이다. 무소불위의 권력보다 사랑이 강하며, 어떤 첨단의 무기보다도 십자가가 강하다.

 

안목(眼目)의 정욕, 이 세상의 자랑, 육신(肉身)의 정욕을 버려야 천국시민에 합당하다는 것이 성경의 정신이다.

 

3. 불교의 가르침

 

선림보훈(禪林寶訓)에는 다음의 글이 있어 도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높기로는 道보다 높은 것이 없고 아름답기로는 德보다 아름다운 것이 없다. 道德이 있으면 필부(匹夫)라도 궁색하지 않지만 道德이 없으면 천하를 다스려도 원활하지 못하다. ~ 선림보훈(禪林寶訓 : 중국 송(宋)나라의 승려 종고와 사규(士珪)가 공집(共集)한 것)중에서

 

도덕이 서지 아니하면 모든 것이 원활, 원만할 수 없다는 의미인데, 도덕을 세움에 근본은 사사로운 욕심을 극복하고 남을 생각하며 자비(慈悲)를 베푸는데 있다고 할 것이다.

 

근래에 입적한 법정스님, 성철스님은 사욕을 극복한 무소유(無所有)의 삶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도법스님은 말하기를 “법정스님이나 성철스님을 통해 만들어진 환상이 우리를 속게 만든 거죠. 무소유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개념이 아닙니다. '꽃은 향기로 비우고 향기로 충만하다. 나비는 춤으로 비우고 춤으로 충만하다'는 말이 있어요. 꽃이 향기를, 나비가 날갯짓을 독점하지 않고 나눈다는 뜻입니다. 비우고 나누는 게 무소유죠." 라고 하였다.

 

결국 마음을 닦아 사욕을 극복하고 가진 것을 이웃들과 나누고 자비를 베풀라는 가르침이다.

 

 

4. 명심보감(明心寶鑑)에서

 

景行錄(경행록)에 曰(왈),

 

保生者(보생자)는 寡慾(과욕)하고 保身者(보신자)는 避名(피명)이니

無慾(무욕)은 易(이)이나 無名(무명)은 難(난)이니라

 

[경행록]에 이르기를, 삶을 올바르게 보전하려는 사람은 욕심을 적게 하고

몸을 온전히 지키려는 사람은 세상에 이름 내기를 피한다.

욕심을 내지 않기는 쉬우나 이름 내지 않기는 힘들다.

 

- 明心寶鑑 – 正己篇 (정기편; 자신의 몸을 바르게 닦는 길)

 

 

5. 백강 이경여 선생의 말씀

 

백강공이 仁祖임금에게 上言하였다.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는 반드시 規模를 정하고 紀綱을 세워야 합니다. ~ 안으로 남이 알지 못하는 지극히 은미한 곳으로부터 계구(戒懼 경계하고 두려워함)하고 근독(謹獨 혼자 있을 때를 삼가는 일)하기를 더욱 엄격 긴밀히 하고 , 人欲은 물러가고 天理가 밝게 드러나도록 한 뒤에야, 이 일이 근본 한 바가 있어서 定立될 것입니다." ~ 백강공 신도비명 중에서

 

“德을 밝히려고 마음을 맑고 바르게 바루어 나감을 근본으로 합니다. 그러려면 학문을 강명(講明)하여 마음을 開發함으로 바른 것을 회복하고, 利慾의 사사로운 것을 이겨 萬化의 주재가 되어 끝이 없는 事變에 대응하여야 될 것입니다.“ (영의정 백강 이경여 상차문중에서, 조선왕조실록)

 

아울러 백강선생은 사사로운 욕망을 억제하도록 다음의 말씀을 자손들에게 남기었다.

 

“사치(奢侈)함과 호화로운 것은 여러 가지 악(惡)함의 근본이요, 모든 값진 장식품도 역시 좋은 뜻을 손상(損傷)시키며, 백가지 구경을 좋아하는 함 역시 뜻을 상하게 하는 것이요, 음란(淫亂)한 음악과 아름다운 여색(女色)은 가장 마음을 더럽히는 것이 되는 것이니 굳게 방비(防備)하여 범하지 말라.” ~ 백강공 家訓 중에서

 

백강 선생의 말씀처럼, 마음을 開發하고 人慾의 사사로운 것들을 이겨, 몸과 마음의 질병(疾病)들을 물리치어 萬化의 주재가 되는 인생이 되며, 天理를 밝게 드러내어 세상을 善導함에 기여하는 인생이 되기를 염원한다.

 

2012. 6.18. 이 주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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