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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매부(梅賦)~서포, 소재 선생의 遺産
날짜 2012-08-28 16:58:10 작성자 이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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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부(梅賦)~서포, 소재 선생의 遺産

 

서포 김만중 선생은 장희빈이 득세하여 부도덕한일들이 일어나고 나라의 정치가 혼탁하여짐에 이의 시정을 주청하다 남해로 귀양을 가서도 지조를 지키며 바른 삶을 살다가 간 충신이요 명현이요 한글애용의 뛰어난 문학가이다.

 

소재 이이명 선생은, 사적으로는 서포 선생의 사위가 되며, 이후 숙종임금과 독대(정유독대) 후 영조대왕을 옹립하는 과정에서 장희빈 추종세력들로부터 모함을 받아 남해로 귀양을 간 신임사화의 충신, 노론4대신의 한분으로, 우리나라에 천주교 서적과 서구 선진문물을 들여오는 등 열린 사고를 가졌던 분이다.

 

소재 선생이 남해에 귀양가서보니 먼저 이곳으로 귀양 온 서포 선생은 귀양살이 중에 이미 세상을 떠났다.

 

이에 소재 선생은 서포 선생이 거처하시던 곳에서 죽어가던 매화를 가져와 길러 소생시키면서, 매부라는 시를 지어 서포 선생의 덕과 충절을 기리었다.

 

아래는 소재 선생의 “매부(梅賦)의 緣由文" 과 ‘매부(梅賦)’이다.

 

1. 매부(梅賦)의 緣由文

 

凡物之有生氣者 무릇 사물에는 생기라는 것이 있고

皆似有性情知覺 성품과 정서 지각이 있음도 모두 같구나.

若孝子哭而墓柏死 만일 효자가 곡을 하면 묘소의 잣나무가 죽는다.

兄弟分而庭荊枯者是已 형제들은 나뉘어져 마당에서 맞은 곤장으로 수척해지니

感應之理不可誣也 감응의 이치는 업신 여길 수가 없구나

西浦公謫舍嘗種二梅樹 서포공의 적사에 일찍이 매화나무 두 그루가 있어

每世開花結子 매년 꽃피고 열매를 맺는다.

余自東邊移入島中 내 동쪽변(영해)에서 옮겨와 섬 가운데로 들어오니

余櫬已北歸 서포공의 널(관)은 이미 북으로 돌아갔네.

而二梅獨立荒庭 두 그루 매화나무는 거친 뜰에 외롭게 서서

憔悴慾死 초췌하게 죽어가고 있구나.

余撫遺躅而憐之 내 공의 남은 흔적을 어루만지며 가엽게 생각하여

移植於所居堂前謁然復蘇 적소에 옮겨심으니 장인을 만난 것으로 여겨 다시 소생하고

枝葉巳向茂矣卉植百品 가지와 잎이 무성하였고 많은 풀들도 자랐다.

惟梅獨稿其幽貞皎潔之性 오직 매화는 맑고 밝고 곧은 성품이이라.

公之好之也正以期氣味之相近 공이 좋아하는 것은 기미가 서로 가까웠기 때문이고

而梅之不二公於存沒之隣者 살고 있을 때나 죽은 뒤나 한결같이 대한 것은

眞若士之爲知已 진정 선비가 자기를 알아주는 이를 위하고

女之爲所天 여인이 남편을 위하듯

其意有足悲者 그 뜻이 슬퍼할 만한 것이 있어

作賦以頌之 부를 지어 칭송한다.

 

규장각소장 <疎齋集> 권 1에 있는 『梅賦』緣由文을 한글로 번역함

 

 

 

 

 

2. 매부(梅賦)

 

炎州地瘴(염주지장) 불타는 고을에 병은 나돌아도

卉木滋兮(훼목자혜) 풀과 나무는 잘 자라네

玉玦南遷(옥결남천) 옥에 티로 남쪽에 귀양가니

梅受知兮(매수지혜) 매화가 미리 알았네

 

托根敷榮(탁근부영) 뿌리 내리고 꽃을 피워

慰幽獨兮(위유독혜) 외로움을 달랬구나

氷心雪膚(빙심설부) 얼음 같은 마음과 눈 같은 살결

炯相燭兮(형상촉혜) 서로 비추어 밝히셨네

 

窮荒萬里(궁황만리) 거칠고 외진 만 리 땅에

兩美合兮(양미합혜) 두 아름다움이 만났구나

日斜孟夏(일사맹하) 사월에 해 질 무렵

夜鳥入兮(야조입혜) 산새가 날아드네

 

空園脩竹(공원수죽) 빈 뜰에는 긴 대나무

倚荒籬兮(의황리혜) 거친 울타리에 기댔구나

於悒無色(어읍무색) 슬퍼서 빛을 잃어

奄彼離兮(엄피리혜) 우수수 떨어지네

嗟爾貞心(차이정심) 아, 깨끗한 마음이여

類服義兮(유복의혜) 너도 의리에 따르는 구나

榮枯一切(영고일절) 영화와 고락에도 한결같은 절개여

廓其無媿兮(곽기무괴혜) 텅 비어서 부끄러움이 없구나 (이하는 한시 생략)

 

 

‘굴원’이 ‘이소’를 읊었지만

공에는 이르지 못했구나

‘송경’은 이미 죽고

고산은 비었구나

 

천 번의 봄을 만났으나

갑자기 영원히 떠나갔네

한 마음으로 고이 끌려

떨칠 수가 없구나

 

왕손이 한 번 떠나니

어느 때나 돌아올까

되 바람 구진 비에도

예쁜 꽃은 피는구나

 

한 해 저문 빈 골짜기

아는 사람 그 누구인지

말라 죽고자 스스로 맹세하니

죽어도 마음 변하지 않네

 

동쪽에서 온 나그네

취하여 문 앞을 지났더니

바람결에 실려 온 향기

꽃다운 뿌리에 울었어라

 

남의 사위가 아니라 부끄럽지만

한평생 동안 사모하였네

비록 늙어 이룬 것 없지만

전범은 여전하셨지

 

원컨대 늘그막에 맺은 정이야

형제와 같았다네

슬프게 초사를 읊으며

이에 혼을 부르노라.

 

규장각소장 <疎齋集> 권 1에 있는 “梅賦”를 한글로 번역함 ~ 현재 “남해문학관”에 위의 한문과 한글 병서 부분만 詩碑로 전시되어 있으며, 시 전체를 한문과 한글로 전시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3. 봉천사와 그 묘정비에 숨 쉬는 소재 선생의 혼(魂)

 

 

소재 이이명 선생은 남해에 귀양 와서 당시의 신분사회질서에 장벽을 넘어 모든 이들에게 학문을 가르치는 등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사랑의 실천을 하였다.

 

이에 감동한 남해주민들은 훗날 남해에 ‘봉천사’를 세워 선생을 기렸고 또 묘정비(廟庭碑)도 세웠는데, 이 비는 현재 “남해 문학관”으로 이전되어 전시되고 있고 봉천사의 복원도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아래의 시는 남해에서 대대로 살아오신 시인 감충효 선생의 소재선생을 기리는 시이다.

 

습감재(習坎齋) 님의 뜻을 받들어 모셔 옴은

연대는 흘러가도 빛과 소금 그대로라

혼미한 안질의 세상 씻어 볼까 합니다.

 

뱁새의 소란함에 대붕 노래 못 들으니

주청(奏請)의 님의 음성 낭랑한 바람소리

봉천사 옛터에 들어 닫힌 귀를 엽니다.

 

버려질 몹쓸 것들 냄새는 더 역겨워

흘러간 매향 찾아 당산에 올라보니

매부에 서포 소재의 매향 피어오릅니다.

 

* 습감재는 소재선생의 남해 유배생활시의 거처로 여기서 많은 사람들에게 학문을 가르치신 것으로 보인다.

 

~ 벽송 감충효 시인 지음 ~

 

4. 후손들의 귀감(龜鑑)이 되다.

 

서포와 소재 선생의 행적은 혼탁하고 천박한 오늘의 세태에 우리들에게 값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주는 메시지가 있다.

 

서포 선생은 유학 뿐 아니라 불교, 도교 등에도 두루 해박하였고 한글소설 구운몽 등을 지은 앞서가는 사고의 인물이었으며, 소재 선생도 당대의 석학으로 유학에 정통함은 물론 집권 세력이면서도 열린 사고로 중국에 숙종대왕 고부사(告訃使)로 가시어 서양 선교사들과 교류하시며, 서양의 앞선 문물과 천주교 서적을 본격적으로 이 땅에 들여오신 선구자이다.

 

먼저 주목되는 것은 두 분은 정의와 진리를 향한 불굴의 의지와 생명력은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아 후세에 값진 정신문화 유산들을 남겨놓았다고, 조선의 르네상스 시대인 , 영조, 정조대왕 시대를 여는 초석을 놓은 점이다.

 

두 분 모두 당대 최고 명문 가문의 소생이시면서도 과거에 안주하지 아니하고 진취적으로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고 실천하는 정신이 충일(充溢)하였다는 점이다. 서포 선생은 우리나라 예학의 종장인 사계 김장생 선생의 후손으로 어떻게 이런 혁신적인 일을 하실 수 있었는지 감탄해 마지않는다. 소재 선생은 세종대왕, 백강 이경여 선생의 후손으로 진취적이고 백성을 제 몸 같이 사랑한 선조님들의 정신을 재현하고 있다. 숙종대왕이 승하하기 전 소재 선생을 독대한 일로 아마도 선생의 우국충정은 더욱 불탔을 것이다 (조선역사에 독대는 효종대왕과 우암 송시열 선생과의 독대와 숙종대왕이 소재 이이명 선생을 독대한 이 정유독대 두 번 뿐인 것으로 안다. 다만 세종대왕은 예외이다. 세종대왕께서는 수시로 신하를 불러 의견을 듣고 토론하신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또 두 분은 문학과 시를 즐기며 예술적인 감흥으로 더불어 삶을 즐기고 인격을 닦아가는 모습을 후대에 보여 주었다. 이것이 오늘 감상하는 매부(梅賦)를 잉태한 뿌리일 것이다.

 

2012. 8.28. 이 주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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