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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덕(德)의 적(賊)” ~ 僞善者, 향원(鄕愿)에 해당하는 사람
날짜 2012-11-27 17:29:25 작성자 이주관
조회 Hit : 1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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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에 나오는 서기관(Scribes, Teachers of the Law)과 바리새인(Pharisees)들은 겉으로는 경건하고 종교의식을 잘 지키는 훌륭한 자들인 것처럼 행동하나, 속은 탐욕과 거짓으로 가득 차있어 위선적인 행태를 보이는 자들이 많았다.

 

마태복음 23장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바리새인의 일곱 가지 문제를 지적하는 장면이 나온다. "화 있을진저 외식(外飾)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회칠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도다. Woe to you, Teachers of the law and Pharisees, you hypocrites! You are like whitewashed tombs, which look beautiful on the outside but on the inside are full of dead men's bones and everything unclean(27절)." 또 예수는 그들은 말하는 대로 실천하지 않는다며 그들을 본받지 말라고 했다(3절).

 

이와 같은 취지의 말을 공자도 하였는데, 공자(孔子)는 ‘향원(鄕愿)에 해당하는 사람’을 “덕(德)의 적(賊)”이라 말하며 극도로 배격하였다.

 

향원이란 어떤 사람인가? 한 고을에서 모든 사람에게 근후(謹厚)하다는 평을 듣는 사람이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평을 듣는 사람이 어째서 문제인가? 그의 모습은 신의가 있어 보이고 행동은 청렴한 것 같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만 실제로는 더러운 세속에 영합하여 바른 도리를 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비슷한 것 같지만 실제 그렇지 못한 사이비(似而非)가 이러한 사람이며, 양쪽의 의견에 분명한 자신의 의사를 표명하지 않아 어떠한 비난도 교묘히 피하는 사람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덕과 비슷하지만 덕이 아니라 오히려 덕을 어지럽히기 때문에 “덕의 적”이라고 말한 것이다. 공자는 이러한 사람에 대해 “내 문 앞을 지나면서 내 집에 들어오지 않더라고 내가 유감스럽게 여기지 않을 사람은 오직 향원이다.”라고 까지 말하였다.

 

우리 주변에서 향원을 덕 있는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는 경우는 없는가? 이것도 옳다 하고 저것도 옳다 하며, 여기에도 고개를 숙이고 저기에도 고개를 숙이며 칭찬만을 유도하는 사람이 없는가? 이쪽과 저쪽의 가운데에 서서 자신이 옳다고 말하는 사람은 공자가 말하는 향원이며, 옳은 것 같지만 옳지 않은 사이비에 불과하다. 단순히 이쪽과 저쪽의 가운데에 서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니라 이쪽과 저쪽 중 옳은 쪽에 서는 것이 진정 옳은 것이며, 진정한 중(中)이 된다.

 

그럼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걸까? 공자는 “착한 사람이 좋아하고 착하지 않은 사람이 미워해야 한다.[善者好之 不善者惡之]”라고 하였다. 즉, 나쁜 사람에게는 미움을 받더라도 싸워 바로잡을 수 있어야 사이비인 향원이 되지 않고 진정 덕을 갖춘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이정원(한국고전번역원) 2012.11.22.

 

이와 같은 의미로, 예수 그리스도는 각자가 자기 십자가(苦難)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하였는데, 이는 義로운 길로 나아감에 있어 다가오는 어려움과 고난을 기꺼이 수용하는 자가 예수의 참된 제자가 되며, 그들에게만 하나님의 축복, 돌보심과 기쁨과 永生이 임한다는 것이다.

 

백강 이경여 선생은 향원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말을 경계하고 널리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을 효종대왕에게 아래와 같이 상차(上箚)하였다.

 

이른바 납간(納諫)이란 뜻을 겸손히 한다는 말인데, 이윤(伊尹)은 ‘뜻에 맞는 말은 도리에 어그러지는지를 살피라.’ 하였고, 장손흘(臧孫紇)은 ‘계손(季孫)이 나를 사랑하는 것은 질진(疾疢)756) 이다.’ 하였습니다. 임금이 옳다 하는 것을 따라서 옳다 하고 임금이 그르다 하는 것을 따라서 그르다 한다면, 내 말을 어기지 않는 것은 기쁘더라도 일에 해롭지 않겠습니까. 약을 먹고 어지러운 것은 병에 이롭고 귀에 거슬리는 말은 일에 이로우니, 이것이 주사(周舍)가 입바른 말을 하던 일을 조앙(趙鞅)이 사모한 까닭입니다. ~~ 중 략 ~~

 

또 예전에는 백공(百工)이 기예(技藝)에 관한 일을 가지고 간언하였고 보면, 안으로는 공상(公相)으로부터 아래로는 서민(庶民)에 이르기까지 다들 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경고(卿孤)757) 의 높은 자리에 있더라도 나름대로 해사(該司)에 미룹니다. 만약 서사(庶司)의 장(長)이 각각 그 직책에 관한 일을 말할 수 있게 한다면, 보고 듣는 것을 넓히는 데에 도움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註 756]질진(疾疢) : 겉보기와 맛은 좋으나 해가 되는 것.

[註 757]경고(卿孤) : 삼공(三公)에 버금가는 벼슬.

 

“효종 4년(1653 계사) 7월 2일(을축) 영중추부사 이경여가 올린 재변을 이겨내는데 힘써야할 21항의 상차문” 중에서 ~ 조선왕조실록“

 

2012.11.27. 이 주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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