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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불원복(不遠復) 과 회개(悔改)
날짜 2013-12-31 14:39:27 작성자 이주관
조회 Hit : 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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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강 이경여 선생은 후손들에게 남긴 가훈에서 하루에 세 번씩 자기 스스로를 뒤돌아 보고 자성(自省)하는 시간을 갖도록 주문하였다.

 

이에 연하여 궁극적으로 생기는 의문점은 스스로 자성한 이후에 대한 '주역'에서 말하는 불원복(不遠復)의 경지와 '성경(Bible)'에서 말하는 회개(悔改)의 경지가 구체적 본질적으로 어떤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먼저 불원복(不遠復)의 경지를 살펴보자.

 

우리들의 선현들은, 마음은 예리한 칼날과 사나운 말[馬]과 같아서 제재하기 어려우며, 하늘을 날기도 하고 못[淵]에 빠지기도 하여 유지하기 어렵다고 여기고, 마음을 수양, 보존하는 것을 학문의 요체로 삼았다. 따라서 마음이 반듯이 안정(安靜)된 뒤에야 일을 이룰 수 있고 학문의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하였다. 조급함은 그와 반대로 악덕(惡德) 중의 으뜸이라고 여겨 매우 경계하였다.

 

주역』 「복괘」 초구(初九)에, “머지않아 되돌아올 것이니, 후회하는 지경에 이르지 않을 것이며, 크게 좋고 길할 것이다. [不遠復,無祗悔,元吉。]”라고 하였다. 과오를 바로 깨닫고 고치면 오히려 수신(修身)하게 되어 환란에서 멀어지고, 반면에 속히 고치지 않으면 돌아올 길을 잃어서 결국 곤경에 빠지게 된다는 뜻이다.

 

이‘불원복’장(章)을 풀이하면서 포저(浦渚) 조익(趙翼, 1579~1655)선생은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내가 학문에 뜻을 둔 지가 이미 오래되었는데도 지금까지 성취한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그 이유를 깊이 추구해 보면 실로 이 두 가지 병통-불선(不善)함을 깨닫지 못하는 것과 즉시 고치지 못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저 천하의 큰 병통을 내가 지니고 있었으니, 성취한 것이 없었던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중에서도 고치지 않는 병통이 가장 심하기에, 나의 방에 ‘불복(不復)’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마음속으로 또 다짐하였으니, 지금부터 선하지 못한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닫기만 하면 그 즉시로 분연히 일어나서 조금도 망설이지 말고 결연히 떨쳐버리리라."하였다.~~~고전명구 2013.11.21.자에서 오세옥 (한국고전번역원)

 

 

백강 이경여 선생은 이런 맥락에서 효종대왕에게 학문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하였다.

 

“이른바 성학(聖學)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덕을 밝히려는 옛사람이 마음을 바루는 것을 근본으로 삼기는 하였으나, 본심의 착함은 그 체가 지극히 작은 반면 이욕(利欲)이 공격하는 것은 번잡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성색(聲色) 취미(臭味)와 완호(玩好) 복용(服用)과 토목(土木)을 화려하게 하고 화리(貨利)를 불리는 일이 잡다하게 앞에 나와 거기에 빠지는 것이 날로 심해집니다. 그 사이에 착한 꼬투리가 드러나 마음과 몸이 고요한 때는 대개 열흘 추운 중에 하루 볕 쬐는 것과 같을 뿐입니다. 따라서 이 학문을 강명(講明)하여 이 마음을 개발(開發)하지 않으면, 또한 어떻게 이 마음의 바른 것을 회복하고 이욕의 사사로운 것을 이겨 만화(萬化)의 주재가 되고 끝이 없는 사변(事變)에 대응하겠습니까.” ~ 1653. 7. 2. 상차문중에서

 

 

반면에 성경에서 말하는 회개(悔改)란 무엇인가?

 

성경에서의 회개는 죄의 길을 걸어가던 사람이 돌이켜서 악을 버리고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의와 사랑과 헌신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구약(Old Testament)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서 회개란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을 섬기고 그 결과 그들에게 임한 고통 속에서 그들의 죄악을 잘못을 깨닫고, 진심으로 하나님에게로 돌아서는 것을 의미한다. 구약의 예언자들은 외적인 애통과 생활방식의 변화보다 먼저 바꾸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실제적인 심령의 변화와 진리이신 하나님을 진실하게 찾는 것(신명기 4:29-30)이라고 했다.

 

즉, 회개는 죄로부터의 돌이킴과 하나님께로의 돌아섬이라고 하는 이중적인 변화가 요청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회개한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하나님의 거룩함이 그들의 모든 재능과 생활 원리와 행동 면에까지 배어 들게 된다. 회개한 사람은 새로운 사람이요, 새로운 피조물이니, 모든 것이 새롭게 된 사람이다(고린도후서 5:17).

 

회개는 세상의 죄악을 떠나서 하나님의 뜻과 말씀을 지향하는, 근본적인 방향의 전환을 가져온다.

 

회개는 우리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게 해준다. 자기 속에 죄가 거의 없다고 생각하여 고백할 것이 없다고 하던 사람이 이제 자기 마음이 썩을 때로 썩어 있다는 사실과 자기의 전(全) 성품이 치명적으로 뿌리까지 타락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부정하다 부정하다 우슬초로 나를 씻기소서 나를 깨끗이 씻어주시고 내 속에 깨끗한 마음을 창조하소서'라고 울부짖게 된다 (시편 14:3).

 

굳이 요약하자면, 주역에서의 “불원복(不遠復)”은 인간이 스스로 마음과 인격을 갈고 닦아 유가(儒家)에서 말하는 군자(君子)를 지향하는 학문의 경지라고 한다면, 성경에서의 ‘회개(悔改)“는 인간존재의 불완전함과 완벽하게 끊어 낼 수 없는 죄성(罪性)을 자각하고 하나님께로의 전인격적인 위탁, 귀속을 추구함으로서 하나님의 거룩한 품성을 최대한 닮아가도록 해나가는 신앙의 경지라고 해석되어진다.

 

보편적으로, 각자가 스스로 정진(精進) 개발(開發)해나가는 학문으로의 접근이 호감이 가고 이상적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인간의 노력으로는 결코 완벽하게 도달할 수 없는 경지가 있음을 또한 깨닫게 된다. 내재하는 죄성을 완벽히 제거할 수는 없는 것이 사람임을 알게 된다. 바로 이것이 인간의 유한성(有限性), 철학의 한계이며, 철학만으로는 인생의 모든 문제를 풀 수가 없는 것이다. 피조물인 인간의 갖는 이러한 생래적(生來的) 한계를 겸손히 인정해야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2013.12.31. 이 주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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