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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망설(補網說)---한포재 이건명 선생
날짜 2010-01-07 13:42:06 작성자 이주관
조회 Hit : 1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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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사화의 4충신 중 한분이며 백강 이경여 선생의 손자 되시는 한포재 이건명 선생은 그의 정치관을 아래와 같이 그물손질을 하는데에서도 찾은 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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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 손질과 정치(원제: 보망설補網說) - 한포재 이건명

  정원홍(鄭元鴻)군은 내가 귀양살이할 때 같이 지낸 사람이다. 그는 그물 손질을 잘하였다. 해어진 그물을 잘 손질해서 날마다 고기를 잡았지만 언제나 성하여 새 그물 같았다. 그 덕에 나는 조석으로 생선을 먹을 수가 있었고, 따라서 반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정군은 매일같이 그물을 손질하고 고기를 잡곤 하였지만 힘들어하지 않았다. 나는 그 일을 다른 노비들에게 대신 시켜 보았다. 하지만 제대로 해내는 자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정군에게 "그물 손질은 아무나 해낼 수 없는 특별한 방도가 있는 것이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정군은,

"미련한 노비는 해낼 수 없는 일입니다. 그물이란 본디 벼리〔網〕와 코〔目〕가 있는데, 벼리는 코가 없으면 쓸모가 없고, 코는 벼리가 있어야만 펼쳐지는 것입니다. 벼리와 코가 잘 엮어지고 가닥가닥이 엉키지 않아야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그물을 처음 만들 때에 맨먼저 벼리를 준비하고 거기에다 코를 엮는데, 가닥가닥이 정연하여 헝클어지지 않도록 합니다. 그러나 모든 물건은 오래되면 망가지게 마련인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게나 고기들이 물어뜯고, 좀이나 쥐가 갉아서, 처음에는 그물코가 터지고 나중에는 벼리까지 끓어지게 됩니다.

 
  그러한 그물로 고기를 잡을라치면 마치 깨진 동이에 물붓기나 마찬가지가 됩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너덜너덜 해져서 손질을 하기가 어렵게 되지요.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통상 버릴 때가 되었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왜 손질할 수가 없겠습니까? 저는 그 해진 그물을 가지고 돌아와서 바닥에다 펄쳐 놓고 해어진 부분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조바심 내거나 신경질 부리지 않고 끈기를 가지고 부지런히 수선을 합니다. 제일 먼저 벼리를 손질하고, 그 다음 코를 손질합니다. 끊긴 벼리는 잇고, 터진 코는 깁는데, 며칠 안 돼서 새 그물 같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버리라고 말했던 사람들은 모두, 헌 것을 고쳐서 새롭게 만든 것인 줄은 알지만, 골똘한 생각과 매우 부지런한 노력이 필요하였다는 것까지는 모릅니다.


  만일 버리라는 말을 듣고 손질하지 않았다면 이 그물은 이미 쓸모없이 버려졌을 것입니다. 아니면 설사 손질하고자 하더라도 미련한 종놈에게 맡긴다면, 벼리와 코의 순서가 뒤죽박죽 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손질하려다가 도리어 헝클어 놓게 되는 것이니, 이익을 보려다가 도리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될 것이 뻔합니다.


  이후로는 잘 사용하고 잘 간수해서, 해어진 곳이 생기면 바로바로 손질하고, 어리석은 종놈이 헝클어 놓는 일이 없게 한다면, 오래도록 성하게 사용할 수 있을 터이니 무슨 걱정할 일이 있겠습니까?"하였다.

 

나는 그의 말을 자세히 다 들은 뒤에 한숨을 쉬고 탄식하면서 이르기를, "자네의 그 말은 참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이가 알아야 할 내용이다."하였다. 아! 벼리는 끊기고 코는 엉키어서 온갖 것이 해이되어 해어진 그물과도 같은 이 말세임에랴!


  끊기고 엉킨 벼리와 코를 보고 모른체 버려두고 어찌해 볼 수가 없다고 하지 않는 이가 몇이나 되며, 어리석은 종놈에게 맡겨 그르치게 하여 이익을 보려다가 도리어 손해를 당하지 않는 이가 몇이나 되던가?

  아! 어떻게 하면, 정군과 같이 골똘한 연구와 여유 있고 침착한 손질로, 조바심 내거나 신경질 부리지 않고, 선후를 잘 알아 처리하여 간단하게 정돈해 내는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날마다 부지런히 일하면서도 힘들어하지 않고 언제나 완전함을 유지하여 망가지지 않도록 하는 그런 인물을 얻을 수가 있을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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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는 이러한 한포재 선생의 꿈은 무엇보다 "하늘의 도와 섭리" 를 찾아가고 나아가 견실하게 따르는 데에서 실현되어 질 수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공자님도 "수사선도"를 말하며 참된 도를 죽음으로 찾고 따르기를 염원하였고, 예수님은 오직 진리만이 우리를 자유케 하며, 우리의 참기쁨과 평안의 원천이라고 하였습니다.

 

백강 이경여 선생도 "하늘을 섬기는 도리"를 찾아 따를 것을 누누히 말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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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망설(補網設)-그물 손질과 정치

이건명 지음

박소동 번역

 

 

정원홍(鄭元鴻)군은 내가 귀양살이할 때 같이 지낸 사람이다. 그는 그물 손질을 잘하였다. 해어진 그물을 잘 손질해서 날마다 고기를 잡았지만 언제나 성하여 새 그물 같았다. 그 덕에 나는 조석으로 생선을 먹을 수가 있었고, 따라서 반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정군은 매일같이 그물을 손질하고 고기를 잡곤 하였지만 힘들어하지 않았다. 나는 그 일을 다른 노비들에게 대신 시켜 보았다. 하지만 제대로 해내는 자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정군에게

 

"그물 손질은 아무나 해낼 수 없는 특별한 방도가 있는 것이냐?"

 

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정군은,

 

"미련한 노비는 해낼 수 없는 일입니다. 그물이란 본디 벼리〔網〕와 코〔目〕가 있는데, 벼리는 코가 없으면 쓸모가 없고, 코는 벼리가 있어야만 펼쳐지는 것입니다. 벼리와 코가 잘 엮어지고 가닥가닥이 엉키지 않아야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그물을 처음 만들 때에 맨먼저 벼리를 준비하고 거기에다 코를 엮는데, 가닥가닥이 정연하여 헝클어지지 않도록 합니다. 그러나 모든 물건은 오래되면 망가지게 마련인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게나 고기들이 물어뜯고, 좀이나 쥐가 갉아서, 처음에는 그물코가 터지고 나중에는 벼리까지 끓어지게 됩니다. 그러한 그물로 고기를 잡을라치면 마치 깨진 동이에 물붓기나 마찬가지가 됩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너덜너덜 해져서 손질을 하기가 어렵게 되지요.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통상 버릴 때가 되었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왜 손질할 수가 없겠습니까? 저는 그 해진 그물을 가지고 돌아와서 바닥에다 펄쳐 놓고 해어진 부분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조바심 내거나 신경질 부리지 않고 끈기를 가지고 부지런히 수선을 합니다. 제일 먼저 벼리를 손질하고, 그 다음 코를 손질합니다. 끊긴 벼리는 잇고, 터진 코는 깁는데, 며칠 안 돼서 새 그물 같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버리라고 말했던 사람들은 모두, 헌 것을 고쳐서 새롭게 만든 것인 줄은 알지만, 골똘한 생각과 매우 부지런한 노력이 필요하였다는 것까지는 모릅니다.

 

만일 버리라는 말을 듣고 손질하지 않았다면 이 그물은 이미 쓸모없이 버려졌을 것입니다. 아니면 설사 손질하고자 하더라도 미련한 종놈에게 맡긴다면, 벼리와 코의 순서가 뒤죽박죽 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손질하려다가 도리어 헝클어놓게 되는 것이니, 이익을 보려다가 도리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될 것이 뻔합니다. 이후로는 잘 사용하고 잘 간수해서, 해어진 곳이 생기면 바로바로 손질하고, 어리석은 종놈이 헝클어 놓는 일이 없게 한다면, 오래도록 성하게 사용할 수 있을 터이니 무슨 걱정할 일이 있겠습니까?"

 

하였다. 나는 그의 말을 자세히 다 들은 뒤에 한숨을 쉬고 탄식하면서 이르기를,

 

"자네의 그 말은 참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이가 알아야 할 내용이다."

 

하였다. 아! 벼리는 끊기고 코는 엉키어서 온갖 것이 해이되어 해어진 그물과도 같은 이 말세임에랴!

 

끊기고 엉킨 벼리와 코를 보고 모른체 버려두고 어찌해 볼 수가 없다고 하지 않는 이가 몇이나 되며, 어리석은 종놈에게 맡겨 그르치게 하여 이익을 보려다가 도리어 손해를 당하지 않는 이가 몇이나 되던가?

 

아! 어떻게 하면, 정군과 같이 골똘한 연구와 여유 있고 침착한 손질로, 조바심 내거나 신경질 부리지 않고, 선후를 잘 알아 처리하여 간단하게 정돈해 내는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날마다 부지런히 일하면서도 힘들어하지 않고 언제나 완전함을 유지하여 망가지지 않도록 하는 그런 인물을 얻을 수가 있을까? 아!.....

 

■ 해제

하찮은 고기잡이 그물도 망가뜨리지 않고 잘 사용하는 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물 손질에 들어간 많은 노력과 생각은 쉽게 깨닫지 못한다. 이런 이치와 마찬가지로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도 많은 생각과 성실한 노력을 기울일 줄 아는 인물이 필요하다.

 

 

• 주제 : 성실하고 꾸준하게 노력하는 인물에 대한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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